달변가들의 지는 해와 뜨는 해, 정준희 교수
- Blah Blah
- 2020. 1. 15.
진보층의 거대한 달변가들인 유시민과 진중권은 노회찬과 함께 "노유진의 정치카페"의 팟캐스트를 이끌며, 정의당을 이끈 장본인들이다. 최근 들어 노회찬의 자살과 함께 진보의 큰 축을 무너지고 있다는 느낌이 너무나도 강하다.
나는 솔직히 유시민과 진중권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나는 정의당 당원도 아니고, 나라는 사람은 좌측으로 심각하게 기울지도 않는 중도좌파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더불어민주당을 선호하지도 않는다. 한 때 노사모였지만 예전의 노사모를 좋아했을 뿐... 그리고 더불어민주당이 중도 좌파 포지션이지만, IT로 뜬 민주당이 IT를 너무 적대시하는 모습에 서운함이 많기 때문에 더불어민주당도 선호하지 않는다.
노유진의 정치카페때의 모습
그러다보니, 개별적으로 정치인들을 선호하는데 비록 좋아하지 않는 정당이지만 유승민을 응원 했었고, 노회찬을 응원 했었다.
신년이 되면서, 조국 사태로 분열된 진보 세력의 격돌이 JTBC에서 이루어지게 되었다. 한때는 같은 자리에서 상대의 보수 진영에게 같이 맹공을 펼치던 유시민과 진중권은 이제는 서로를 겨냥하며 날쌘 비판을 감행하고, 썰전에서 달궈진 유시민의 온화했던 화법은 유튜브로 인해서 다시 날카로운 40대의 유시민이 되어 돌아왔다.
최근 유시민을 보면 40대의 유시민을 보는 것마냥 언중유골인지, 아니면 오기가 찼는지 모르겠지만 발언의 수위가 강하며 진중권은 도대체 왜그런지 모르겠지만, 마치 일베들을 향한 발언처럼 한때의 동료들을 공격한다.
나는 유시민과 진중권의 싸움에서 586 세대가 이제는 정말 끝났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사실 그동안 오랜기간 동안 해먹은 이 586 세대들이 본인들이 그토록 싫어하던 꼰대의 모습이 되가고 있었고, 한 줄기 희망인 것마냥 "정준희 교수"는 자기의 바로 윗세대인 586 세대를 보란듯 깔끔하고 정돈된, 어조로 토론에 합류를 하였다.
정준희 교수는 필자가 KBS 프로그램인 "저널리즘 J"에서 많이 봐와서 이 분의 화법과 실력(별명이 갓준희이다)이 어느 수준인지 매우 잘 알고 있다.
유시민이 달변가라 하지만, 유시민은 너무 이상적인 말을 많이 한다. 즉, 이성적인 말보다는 "감성적인" 말을 주류로 하기에 이성적인 사람은 유시민의 말에 현혹되지 않고, 왜 자꾸 말을 빙빙 돌리냐라는 생각을 할 수 있다. 반대로 진중권은 컴퓨터처럼 말을 한다. 다만, 진중권은 토크의 컨디션이 심하게 차이가 나며, 예전의 본인 발언들이 지금의 진중권과 싸울 수 있을 정도로 사상이 점차 바뀌는 것이 심하게 느껴질 정도이다.
그러나, 정준희 교수는 유시민과 진중권의 장점만 골고루 가졌다. 감성적인 터치를 기본적으로 장착한 상태에서 매우 객관적으로 토론에 임한다. 그러다보니 정치를 잘 모르는 사람도 정준희 교수의 말에 현혹되면서도 이성적으로 납득이 가는 일파쌍피를 보게 되는 것이다.
현재 젊은 달변가 중에서는 정준희 교수가 단연 돋보이고 있으며, 나중에 진보 인사중에서 가장 핵심적인 인사가 될 지 모르겠다. 아직은 별다른 파벌도 없고, 정말 소림사에서 40년동안 무공만 연마한 재야의 초고수인데 앞으로의 모습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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