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탈릭 부테린(Vitalik Buterin)의 강연과 함께 드러난 그의 한계

    비탈릭 부테린(Vitalik Buterin), 우리가 천재 개발자라고 부르는 이 20대 초반의 젊은 청년은 암호화폐(혹은 가상화폐)의 생태계를 완전히 뒤흔들어 놓았다. 그리고 난 그에게서 솔직한 생각과 함께 그의 한계를 명확히 볼 수 밖에 없었다. 왜 내가 이러한 생각을 했는지 한번 살펴보도록 하겠다.


    비탈릭은 아마도 조선시대에 태어났으면, 정말 고지식한 선비였을 것 같다. 그는 백제의 유명한 장군인 계백처럼 보이기도 하고, 지금보면 별 중요하지도 않는 기사도 정신에 목숨을 바치는 기사(Knight) 같기도 하다. 물론, 이 모습이 나쁘다는 건 아니다. 전형적인 내가 그동안 쭈욱 봐왔던 박사분들의 모습이기도 하고, 그런 모습이 잘못된건 아니다. 



    현재 나 역시 직장을 병행하면서 대학원의 졸업을 곧 앞두고 있지만, 직장을 계속 다니는 직장인이기도 하다 보니 일반적인 석사들과 다른 모습을 가지고 있다. 왜냐하면 실전을 먼저 뛴 후, 그 경험을 토대로 논문을 작성하고 연구를 하기 때문이다. 내 밑으로는 수많은 석사 출신의 인재들이 있는데 직장생활을 하지 않고 연구에 몰두한 사람과 직장생활을 한 후 연구에 몰두한 사람들은 프로젝트 태도가 완전히 다르다. 


    우리나라는 정주영 회장의 "해보기나 했어?"라는 명언이 뿌리깊게 박혀 있고, 이러한 정신(?)으로 수많은 프로젝트를 성공시킨 불굴(?)의 나라이다. 전세계에서 IT 프로젝트 성공률이 압도적으로 높은데 왜냐하면 될때까지 해버린다. 물론 이러한 비효율적인 생산 방식으로 다들 힘들어하지만, "도전"이라는 단어가 참 우리나라 IT계에게 어울리는 모습이다.



    비탈릭은 전형적인 석박사 분들의 모습이 나에게는 오버랩된다. 엄청난 학벌의 박사분들(스탠포드, 카이스트, 서울대 등)과 그토록 일을 많이 했지만 몇몇 분들은 왜 이걸 이렇게 처리하지? 라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분들이 많았다. 물론 기가 막힌 아이디어로 위기를 극복하는 분들도 계시기도 하다. 이런 분들은 보통 빠르게 창업하여 자신의 실력을 뽐내지만, 연구소나 학교에서 계속 연구하는 분들은 너무 고지식하다. 


    비탈릭은 블록체인을 사용해야 하는 이유가 5가지가 있다고 하면서, 마치 신념에 찬 강연을 하였다. 그가 말한 블록체인의 핵심은 "자유","투명","탈중앙화"인 것이다. 그러나 한번 생각해보자. 우리가 은행 말고, 암호화폐를 쓰려는 이유가 정말로 자유, 검열, 탈중앙화인 건가? 정말 이런걸로 암호화폐를 쓰려고 하는건지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자.



    우리가 보는 암호화폐의 미래는 바로 "보상(Reward)"이다. 그리고 그 보상으로 인하여 생기는 수많은 파생된 서비스의 재창조이다. 암호화폐 혹은 가상화폐를 하면서 생기는 것은 그동안에 생각지 못했었던 수많은 아이디어이다. 기존의 아이디어를 블록체인으로 대신하려는 것이 아니다. 즉 비탈릭은 포인트를 벗어났다 우리가 암호화폐를 관심을 주는 것은 블록체인을 하고 싶어서가 아니다. 암호화폐의 서비스를 이용하고 싶어서이지...


    비탈릭이 이러한 태도로 인해서, 아마도 댄 라리머나 찰스같은 개발자와 멀어지고, 고지식한 비탈릭은 이러한 모든것들을 지키고 성능을 개선하기 위해서 골머리를 썩고 있지만, SW 공학을 조금이라도 하면 배우는 6가지의 성능 조건들은 상호간의 트레이드 오프 관계가 있지 모두 좋아질 순 없다.


    source, cointelegraph


    현재 블록체인은 일단 "상용화"가 되어야 한다. 백날 안전하다 투명하다 견고하다 말해봤자 사람들은 관심조차 없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지금쓰는 시스템 자체에 위와 같은 것들에 대한 불만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위키피디아를 대신하기 위해 나오는 에브리피디아가 투명,안전,견고와 상관이 있는건가? 지금 위키피디아에 보상이라는 것을 추가하는 것으로 인해서 생기는 암호화폐의 가능성인 것 뿐...


    비탈릭의 강연을 보면서, 생각하게 만든건 비탈릭은 사토시처럼 사라져갈 인물이겠구나 생각이 들었다. 결국엔 성능이라는 포커스를 맞춘, 이더리움 킬러라고 불리우는 이오스(EOS)같은 3세대 코인에게 밀리게 될 것이고, 이더리움에 한계를 느낀 수많은 토큰들은 이오스같은 속도에 중점을 둔 코인으로 노선을 변경할 거라 생각한다.


    비탈릭은 지금이라도 본인의 그 고지식한 부분을 벗어던지고, 본인의 한계를 인정하며 3세대 코인이 하고 있는 것들은 본받아서 개선하지 않으면 이더리움은 이제 사람들 머리속에서 잊혀져 갈 것이다.


    올해나 내년에는 정말 구글이나 페이스북, 삼성같은 엄청난 규모의 기업에서 암호화폐를 발행할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이러한 회사에 있는 인재들은 훨씬 더 뛰어난 사람들이 많고, 수많은 천재들이 다니는 곳이다. 엄청난 자금으로 블록체인을 완벽히 만들게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참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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