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프코리안(Roof Korean), LA 폭동의 명암

며칠전 옆자리에 있는 부하직원 한명이 나한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혹시 루프코리안이라고 아세요?" 나는 처음 듣는 말이었지만 "지붕 한국인"이라는 말을 떠올려보니 왠지 머리속에서는 LA 폭동때 지붕위에서 반격한 한국인 자경단이 생각났었고, 혹시 LA 폭동때 지켜낸 한국인들을 말하는 것이 아니냐?라고 물어보니 맞다고 하면서 요즘 유튜브에 영상이 뜨고 있다고 하였다. 

 

미국은 코로나 사태보다 조지 플로이드(George Floyd)의 사망 사건으로 인한 시위와 폭동이 더 큰 화제인 것 같다. 이와 더불어 92년 LA에서 발생했던 LA 폭동이 현 시점에 오버랩되고 있는데 정말 아이러니 한건 코로나로 인해서 많은 아시아인들이 총기를 구매했다는 것이다.

 

조지플로이드(우)와 그의 목을 눌러 사망케한 경찰관(좌)

코로나 이후 무려 90% 정도가 아시아인들이 총기를 구입을 했다는 것은 들었을 때 LA 폭동 사건에 대한 트라우마가 얼마나 강했으면 저럴까? 싶을 정도였는데 플로이드 사건으로 수많은 흑인들이 가게를 부시고 물건을 약탈하는 모양새를 보여주면서 다시금 그때의 기억을 소환시키는 것 같다.

 

난 아직도 TV에서 LA 폭동에 대해서 다루는 뉴스를 봤던 기억이 새록새록날 정도다. 당시 흑인 vs 한국인이라는 정말 있을 수 없는 이 불합리한 구도는 결국 한국인 1명 사망(그것고 같은 한국인에게 오격으로 죽은)을 제외하고는 압도적으로 흑인 사상자가 많았으며, 이를 토대로 알 수 있는 것은 기껏해야 갱들간의 총싸움으로 근접거리에서 마구잡이로 쏘는 것과 군대를 경험하여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예비군과의 싸움에서는 갱들도 상대가 안된다는 것이다. 게다가 당시에는 베트남 참전용사가 많을 정도여서 실질적으로 뛰어난 군인 출신의 한국인들이 많았다.

 

내 생각에 이분들은 예비군 출신이 아닌 것 같지만...

그러나 우리는 Roof Korean에 대해서 한번 더 의미를 생각해봐야 한다. 당시 백인과 흑인간의 인종차별 문제에 제3자인 동양인을 넣으므로 흑인이 동양인을 공격하게 만든 백인들의 야비한 전략과 그에 휘둘리는 흑인들의 모습이다. 미국 사회에서 가장 최약자가 동양인일터인데(흑인은 미국 인구의 30%를 차지한다) 백인에게 당한 인종차별을 자신보다 더 약자인 동양인에게 하는 흑인들을 보면서 우리는 인종차별이라는 것은 결국 해결될 수 없는 것인지를 생각해야 될 것이다.

 

담배를 물고 있는 모습과 여유있는 모습을 보면 왼쪽 분은 백퍼 예비군 출신...

실제 LA 폭동으로 몇천억원의 피해를 본 것이 한인 사회인데 한인사회와 대치 이후 흑인들을 더욱 한국인들을 혐오하게 되었고 그 이후 많은 흑인 아티스트(라고 불르기 싫지만)들이 한국 사회를 심각하게 디스할 정도였다. 이번 Roof Korean이 소환된 이유는 분명 자신들의 거주지를 보호하기 위해서 나오는 것도 있지만, 백인들이 뒤에서 흑인들의 시선을 동양인에게 돌리려는 수작일 수 있다.

 

LA 폭동의 원인도 경찰관들이 흑인들의 비난의 대상인 백인 사회로 가는 길목을 막아버렸고, 그와 함께 분노의 화살을 근처 한인사회에 연결시키면서 사태를 악화시켰다. 우리는 이러한 상황에서 백인들에게 두번 당하는 흑인들을 비난할 수 있지만, 백인 우월주의에 가득한 그들을 원망해야 한다.

 

그래도 이번 폭동은 LA 폭동때와는 다르게 전국적으로 일어나는 사태이다보니, 특정 집단이 거주하는 한인 사회가 타겟팅되어 피해를 보는 일은 줄어들것이라 보고 있으며 폭동도 있지만, 폭동을 자제하며 평화적인 시위를 하려는 모습도 공존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에는 Roof Korean이 등장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마지막으로 경찰들이 행하는 인종차별에 대한 문제를 막기 위해서는 흑인이 범죄자일 경우, 경찰관 중 한명 이상을 흑인으로 구성하거나 전반적인 경찰관 비율에 흑인 비율을 꽤 많이 늘린다면 이런 사태가 많이 진정될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아시아인들의 받는 차별의 위협도 있을 수 있으니 아시아인과 여경의 비율도 늘린다면 애시당초 경찰관으로 인한 인종차별을 막을 수 있을거라 생각된다.

 

#RoofKorean